교육을 통한 희망과 꿈 - 바람직한 인간상의 탐색
◑ 바람직한 청소년상
한국에서의 오늘의 현실을 바람직한 청소년상의 제시를 매우 어렵게 하고 있다. 그것은 일정한 가치를 제시할 수 없을 만큼 사회가 다원화되어 있고, 중핵적인 도덕이나 전통사상도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즉, 가치의 다원화와 정보의 홍수현상 속에서 주체적으로 가치와 정보를 현명하게 선택하는 것이 현대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사회는 구조적으로 급변하고 있다. 전통사회의 인간관계와 공동체적 특성이 점차 상실되어 가고 비인격적 형식적 규범이 지배하는 산업사회, 도시사회, 그리고 대중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특성은 이질성을 강하게 하고, 사회를 분화시키며 지위 간. 계층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인간을 소외시킨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공동체적 연대감을 상실하게 하고 대중매체의 내용을 파동적으로 수용하는 심리적 고립자가 되어 주체성을 상실하게 된다. 거대한 조직사회의 대중인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비민주적인 독선과 방종, 황금만능주의의 왜곡된 인간성, 수동적이고 맹목적인 소외인을 양성하기 쉬운 현대사회의 상황에서 바람직한 인간상을 탐색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현재 한국사회가 추구하고 있는 인간상은 교육법에 제시되어진 홍익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1949년 12월 31일에 제정한 교육법 제1조에는 민주적이며 민족적인 교육이념으로서 홍익인간을 천명하고 모든 국민이 개성의 신장과 인격의 완성은 물론 민족의 중흥과 국가의 발전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즉,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아래”에서 홍익인간이라는 인간상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구체적 교육목적으로서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은 청소년을 포함한 평생교육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인격을 완성하고”는 인격교육을 뜻한다. “자주적 생활능력”이라 함은 개인의 능력개발을 뜻하고,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구유케 하여”는 시민교육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통합하면 홍익인간을 통한 민주주의 이념을 궁극적 가치로 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격을 완성시키는 인간교육과 자주적 생활능력을 갖추도록 능력을 개발하고, 공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게 하는 시민교육을 실시하여 국가발전과 인류공영을 실현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교육법 제2조에 교육방침을 정하고 있다.
즉, 한국교육의 기본방침은 민주시민이 구비해야 할 구체적인 교육내용의 근본방향을 규정하고 모든 교육기간에서 노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서 신체적 건강과 애국애족의 정신, 고유문화, 과학적 지식, 자유 신장, 심미적 태도 경제생활 등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모든 가치를 거의 담고 있다.
홍익인간의 이념에 대하여 많은 논란이 있어 왔지만 그 많은 논의를 토대로 연구한 교육개혁 심의회의 최종보고는 “이러한 홍익인간의 이념은 현대적 상황에 따라 재해석될 수는 있지만 영원히 우리 교육의 기본적 인간상으로 계승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21세기가 고도의 산업화, 정보화, 국제화, 다원화, 시대가 될 것을 전망하고 이러한 미래사회에 비추어 본 홍익인간의 기본이념으로부터 인간성과 민족성, 도덕성, 진취성의 4대 이념을 추출하고 있다. 이러한 이념이 교육을 통하여 기르고자 하는 인간상으로 구현되어져야 하고 모든 교육활동의 기본원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청소년교육이 지향해야 할 인간상은 이 같은 홍익인간의 이념을 바탕으로 하여 미래지향의 인간상으로 더욱 확충되고 보완되어져야 할 것이다. 미래사회의 변화를 예측하면서 과거의 문화유산과 전통성 그리고 현재의 제반 가치자원을 기저로 하여 바람직한 미래사회를 향한 미래지향적 청소년상이 탐색되어져야 할 것이다.
미래지향의 청소년상은 과거의 우리 민족의 생활 속에서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과거 없는 현재란 있을 수 없으며, 문화유산을 상실하는 것은 우리 정신의 뿌리를 상실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유산으로서 그 핵이 되는 사상은 청소년상에 반영되어져야 한다. 우리의 역사 속에서 지향했던 인간상은 홍익인과 풍류인, 호국인, 도덕인, 그리고 애국인 이었으며, 현대사회에서는 민주인을 지향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우리는 현대의 가치지향이 어떠한가를 고려해야 한다.
이는 교육학적인 관점과 국가. 사회적 관점 그리고 학습자인 청소년들의 가치지향의 제반관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 구체적 가치지향을 보면 학문적. 철학적 관점에서는 학습사회건설과 인간주의 사상을, 국가. 사회적 관점에서는 민주주의의 확립 조국통일의 건설, 국민복지의 실현, 정의사회구현, 문화적 주체성의 확립, 그리고 인류공영의 이상실현을 들 수 있다.
또한 학습자인 청소년들의 가치지향은 주체인, 도덕인, 건강인, 심미인 그리고 능력인으로 제시되어진다. 나아가 바람직한 미래의 사회상은 자유로운 민주사회, 풍요한 고도산업 사회, 균형된 복지사회, 창조적 문화사회, 인간적 도덕사회 그리고 능력 있는 학습사회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제관점에서의 가치자원을 고려하여 미래지향의 바람직한 청소년상을 첫째, 인본적 도덕인, 둘째, 민족적 주체인, 셋째, 창조적 문화인, 넷째, 합리적 학습인으로 요약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인본적 도덕인은 도덕주의적 가치를 회복시킴으로서 인간성을 고양시켜야 함을 의미한다. 현대사회의 궁극적 과제를 인간성의 회복이라 할 만큼 오늘의 사회가 인간성이 상실되고 사회가 비인간화되었음을 많은 사람들은 지적한다. 회복이라는 의미가 원래상태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의미라면 인간성이 고양되었던 과거의 가치관을 되살려야 한다.
만약 인간의 존엄성이 실현되었던 적이 없었다면 이제라도 우리는 인간적 가치가 가치체계의 정점에 위치하도록 해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종교 등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고양해야 한다.
자유로운 의미로서 자기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가운데 자아실현을 도모함으로써 인간중심 사회를 구현해야 된다. 오늘날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과학, 예술 등의 인간활동은 단지 수단으로서만 간주되어지는 경향이 있다.
프롬(E. Fromm)은 현대인이 존재지향형적 인간이 되기보다는 소유지향적인 인간이 되어 감을 지적했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인간적 가치는 가치체계의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하여 삶의 최고목적이 되어야 한다. 도덕적 바탕 위에서 인간소외의 모순을 극복하고 인간본연의 모습을 회복하고자 하는 인본적 도덕인을 청소년상으로 먼저 제기하고자 한다.
민족적 주체인이란 한국민족으로서의 주체의식을 가지고 생활하는 인간상을 말한다. 주체의식이란 각자가 남의 종이 아니고 내가 주인이라는 의식 밑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주인의식의 성향이다. 주체를 찾아야 할 만큼 우리의 주체성은 확립되지 못하였다.
주체가 설 수 없도록 가정교육을 받아왔다거나 지시. 명령 아래 무조건적인 획일성을 강요받도록 훈련되어진 사람에게 주체성은 있을 수 없다. 물론 이러한 주체성은 보편타당성을 상실하는 아집이어서는 안 된다. 폐쇄적인 역사와 정체된 사회 속에서 살아온 우리들일 수도 있다. 다음 세대에 우리 문화를 창달하여 전수해야 할 책임이 있는 현대의 한국인은 선입견으로 우리 문화를 지나치게 과장하려 하거나 고집하여서는 안 된다.
다만 세계에서도 드문 장구한 역사를 통해 지정학적으로 불리한 제약된 여건을 극복하면서 주체성을 견지해 오고, 외래의 여러 문화를 창조적으로 수용하여 이를 전통문화와 조화시켜 찬란한 민족문화를 발전시켜온 한민족임을 오늘의 청소년들은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위대한 한민족의 성원으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국가와 민족 사회를 위하여 봉사하여야 한다는 민족적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대외 구조와 종속구조에 집착하는 인습을 타파하고, 그래서 자주정신을 고양하고 전통문화와 외래문화를 창조적으로 수용, 조화시켜 민족문화를 창달하고 사회정의를 부각시켜 민족주의적 자의식을 갖는 국가관을 정립시켜야 한다.
창조적 문화인은 사회적 측면에서의 바람직한 청소년상을 의미한다. 청소년기는 독립에의 욕구가 강해지는 시기이다.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갈망하지만 사회경제적 여건이나 자신의 능력과의 괴리 때문에 갈등을 경험하게 된다.
그들이 갖는 문화는 기성세대의 문화와 다르기도 하다. 따라서 경제적 독립을 위한 태도의 확립과 직업준비, 사회적 발전과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통합성과 적절성, 그리고 적합성을 갖는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 인간성의 상실이나 소외, 인간의 고립화는 문화의 진보가 아니라 퇴보이며 파멸이다.
과거의 전통을 찾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과거의 전통 속에는 앙양해야 할 점도 있는 반면 버려야 할 유산도 적지 않다. 새로운 문화능력을 갖지 못한 채 과거의 민족주의를 무조건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주체성을 모색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아니다. 문화는 전통의 발굴과 더불어 새로운 문물을 융합하여 나가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원대하고 대국적인 시점에서 사리를 판단하는 거시적 안목과 더불어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를 척결하며 사회정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창조적 문화인상이 요구된다.
합리적 학습인은 개인적 측면에서의 바람직한 청소년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청소년기는 특히 신체적. 심리적인 과도기이다. 성적으로 성숙하며, 인지능력이 고도로 발달하고, 자아정체감이 확립되는 시기이다. 신체적 측면에서 자기 신체상의 확립과 성 역할의 확립, 그리고 성숙한 인간관계관의 확립이 요구되며, 심리적 측면에서 인지능력의 발달과 도덕성의 발달이 요구되어지는 시기가 청소년기이다.
또한 미래사회는 사회변동의 속도가 가속화되어 지식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뿐만 아니라 기술혁신이 계속될 것이다. 급변하는 미래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학습과 자기쇄신이 요구된다. 도덕적 인격의 완성과 함께 사회의 각 분야에 대한 일반적 지식과 능력, 그리고 실제적 직업기능의 습득도 강조되어야 한다.
학습은 인간의 자아실현을 위해서 그 자체로서 가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학습은 정의사회를 건설하는 합리적 정신에 기초할 것이 요구되어진다. 낭비와 비능률이 없어야 하며, 나와 남의 권리와 의무에 대하여 공정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공정성은 합리적 정신의 중요한 측면이다.
차가운 이지에 뿌리를 둔 서양의 합리주의는 사소한 시비와 이해관계에 지나치게 집착되어 옹졸한 개인주의와 인간상실의 물질문명을 초래하고 교육을 입신양면의 수단으로만 간주하는 교육의 비인간화를 심화시킨다. 동양의 전통 속에 강하게 전해온 온후한 인정에 바탕을 둔 합리주의적 가치관을 내면화시키고 배움을 중시하는 학습인 이야 말로 청소년 교육이 지향하는 인간상으로 절실히 요구되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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