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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정2 - 사춘기 시절은 어떻게 보냈나?

FCN FM교육방송 심의보 교육·복지제작국 | 편집제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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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시절, 문학에 빠져 보내다

사춘기 시절은 어떻게 보냈나?


문학에 빠졌던 사춘기 시절(대성중학교)


나의 사춘기는 문학에 대한 열정에 차 있었다. 글을 쓰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문학적 분위기가 무조건 좋았다. 비슷한 시대를 걸어 온 우리는 그래서 누구나 문학 소년이었는지도 모른다.




대성중학교에 다니는 동안 특별활동은 늘 문예반이었는데 책을 읽고 토론을 하며 마음을 키우던 시절이었다. 밤늦도록 시를 쓰며 짝사랑을 하듯 저 혼자 가슴앓이를 하던 사춘기의 풋풋한 내가 눈을 감으면 저 만치에서 나를 보고 웃고 있다.


월곡 초등학교 친구들은 중학교가 있는 청주 외곽까지 기차통학을 하며 몰려다녔다. 조치원역에서 출발해 제천 봉양역까지 운행하는 충북선 완행을 정봉역에서 타고 다녔다. 미호역과 서청주역 사이에 있던 정봉역은 복선화가 되고 청주역이 정봉동으로 이전하면서 통합, 폐역된 시골역이다.


지금은 승용차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기차통학을 하려면 한 시간 삼십분 이상이 걸렸다. 새벽에 집을 나서서 반시간을 걸어 정봉역에 도착한 뒤 냉, 난방이 되지 않은 완행열차를 타고 다시 반시간을 가면 청주역에 도착했다. 청주역에서 학교까지 반시간을 뛰듯이 걸어 학교에 도착하면 털썩 주저앉고 싶을 만큼 숨이 찼다. 기차가 연착이라도 하면 몸이 달았다. 기차 연착으로 아침엔 지각을 하기도 했고 저녁엔 한밤중에 집에 들어가는 일이 종종 있었다. 갑자기 비라도 내리면 쏟아지는 비를 온 몸으로 맞아야하는 일도 낭패였다.


혼자였다면 힘들고 때론 고통스러웠을 기차통학이 즐거울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친구들과 함께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웃고 장난치며 하루 세 시간이 걸리는 등하교 길을 놀이처럼 다녔다. 한 기차를 탄 여학생에 반해 얼굴을 붉혔던 친구를 놀리기도 했다. 나와 친구들은 이렇게 사춘기를 보냈다.


부족한 영어를 보충하느라 학원을 다녔다. 후에 국회의원을 지낸 김진영 선생님이 김영이라는 이름으로 강의를 하던 유명학원이었는데 학원에서 강의를 듣고 밤늦게 기차를 타고 오면 어머니와 누나가 항상 마중을 나왔다. 중학생이 되고 얼굴에 여드름이 돋기 시작했지만 기차를 내려 깜깜한 시골길을 혼자 걷는 것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키는 다 자라 청년처럼 보였지만 마음은 아직 어린이였나 보다. 혼자 걸어야 하는 밤길이 왜 그리도 어둡고 무서웠을까. 모공이 오그라들었던 밤길의 공포를 잊을 수 없다.




대성중학교 선생님들은 다정하셨다. 1학년 담임이셨던 박영순 선생님은 섬세하고 친절하게 우리를 지도하셨다. 2학년 담임 최승석 선생님은 조용하고 인자한 분이셨다. 그러나 정확하게 원칙을 지키시며 공평하게 우리를 대하셨다. 국어국문과를 졸업하신 3학년 담임 성낙범 선생님의 독특했던 글씨체가 생각난다.


담임이 아니었던 선생님 중에도 나에게 영향을 주신 분들이 많다. 핸드볼을 가르쳐주신 김상익 선생님 덕분에 구기운동의 즐거움을 알았다. 이영숙 선생님의 음악시간은 음악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후일 충북교육감이셨던 정인영 선생님을 나는 특히 따랐다. 언제나 책을 읽어야한다며 독서지도를 해주신 선생님은 웅변을 지도해 주시기도 했다. 체구는 작았지만 호령하는 듯한 권태오 선배의 웅변에 반해 3학년 때는 웅변을 공부하기도 했다.


사춘기가 시작되는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한다. 질풍노도란 ‘몹시 빠르게 부는 바람과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물결‘이라는 의미이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어린이에도 어른에도 속하지 않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인 사춘기, 소설을 통해 어른들의 세계에 눈을 뜨고 영어로 팝송을 부르며 다 자란 듯 우쭐댔지만 어두운 밤길이 무서워 어머니와 누이를 기차역에 나오게 했던 시기였다.


인간 발달 단계의 한 시기로 이차 성징이 나타나며 정신적으로는 자아의식이 높아지면서 가끔은 반항을 하고 싶던 질풍노도의 시기를 나는 독서와 웅변, 운동과 노래를 하며 슬기롭게 넘길 수 있었다. 나를 이끌어 주신 선생님들의 덕분이다.


고민과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곁에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었다. 문학을 동경하여 책을 읽고 원고지에 또박또박 시를 쓰던 대성 중학교 시절, 함께 운동장을 뛰며 모여서 도시락을 먹던 친구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아름답던 그리운 시절이다.


FCN FM교육방송 심의보 교육복지제작국 편집제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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